연초 76.40으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불과 반년만인 7월16일 현재 214.81로 181%나 상승했다.
지수부담이 커진 만큼 코스닥시장의 질적변화를 살핀 뒤 새로운 투자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다.
◇기관화장세 본격화
코스닥시장에서도 기관투자가가 주도권을 잡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관이 선호하는 대형주는 강세를 보이는 반면 일반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저가 중소형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코스닥시장 급등을 개별 벤처기업들이 이끌었다면 지수200시대를 연 것은 대형 우량주. 대형주 약진의 배경에는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가 자리잡고 있다.
5월까지만 해도 기관투자가의 거래대금 비중은 3∼4%에 불과했다. 외국인 비중도 1%에 못미쳤다.
하지만 코스닥펀드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6월을 기점으로 기관투자가들은 매수규모를 늘리기 시작했다. 이들의 1주일 평균 순매수규모는 6월초 153억원에서 7월초에는 713억원으로 늘어났다. 코스닥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이 아직 15%선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관의 매수여력은 충분하다.
◇‘뜨는’ 종목, ‘지는’ 종목
기관의 입김이 세지면서 코스닥시장 주도주도 바뀌고 있다.
올들어 5월까지만 해도 코스닥시장은 인터넷 반도체 등 중소형주가 이끌었다. 유일반도체 테라 골드뱅크 등은 20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기관화장세가 시작된 6월 이후 중소형주의 무차별 상승은 일단락되고 대신 현대중공업 하나로통신 기업은행 평화은행 서울방송 등 시가총액이 큰 우량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기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라정보통신 에이스테크놀로지 필코전자 등 실적호전주도 부진에서 벗어났다. 코스닥시장도 이제 주가 차별화가 눈에 띄는 특징이 됐다.
◇증권사도 옥석(玉石)가리기에 나섰다
코스닥시장은 역사도 짧고 기업규모도 작아 애널리스트의 분석자료가 거의 축적돼 있지 않은 편. 그러나 최근들어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코스닥종목 분석작업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삼성 현대 LG증권 등은 코스닥팀을 구성했고 다른 증권사들도 심심찮게 분석자료를 내놓기 시작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가 이달초 발간한 ‘코스닥시장 성장기업 분석’이 대표적. 100개 코스닥 등록기업을 탐방한 뒤 27개 우량회사를 골라 △성장성 △수익성 △경영능력 △재무상태 등을 기준으로 평가작업을 벌였다.
27개사의 평균점수는 100점 만점에 69.5점. 소형 정밀모터를 생산하는 모아텍이 81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영상 가요반주기를 만드는 태진미디어와 벤처캐피털인 한국기술투자가 78점으로 공동 2위. 이어 화인텍 에이스테크 원익 비트컴퓨터 등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중 일부는 ‘성적표’가 공개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행진을 벌였다.
◇코스닥도 간접투자
일반투자자가 코스닥 등록기업의 세세한 속내를 알기는 정말로 어렵다. “∼라 하더라”는 귀동냥만으로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럴땐 코스닥펀드에 가입하는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분석능력이 뛰어난 전문가에 맡기는게 바람직하다.
현재 운용중인 코스닥펀드는 대한투신의 윈윈코리아 코스닥주식, 한국투신 파워코리아 코스닥주식, 현대투신운용의 바이코리아 코스닥1 등이 대표적. 운용을 시작한 지 약 두달만인 16일 현재 15.6∼26.3%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투자기간을 3∼5년으로 길게 잡는다면 창업투자회사의 벤처펀드에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 유망한 벤처기업에 출자한 뒤 코스닥시장에 등록시켜 고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벤처펀드 회사에는 한국기술투자 삼부벤처캐피탈 I&D창업투자 무한기술투자 등이 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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