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에서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3타점의 뛰어난 성적을 내고도 MVP투표에서 롯데 박정태에게 밀려났고 그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트레이드설이 터져나왔다.
LG에서 ‘김재현+투수 1명’으로 입질을 시작하자 현대에선 ‘최원호+이숭용’으로 러브콜. 해태 고위층이 제안을 모두 거부하는 바람에 무산되긴 했지만 워낙 비중있는 트레이드카드라 야구계는 한동안 술렁거렸다.
트레이드설이 잠잠할 만하니 이번엔 방망이가 문제.
6년연속 타율 3할을 칠 정도로 양준혁의 방망이는 정교하기로 소문나 있다. 아무리 타격감이 나빠도 2∼3게임에 하나씩 안타는 꼬박꼬박 쳐 낸다.
한데 올스타전이 끝난 뒤부터 후반기 4경기에서 1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전반기 마지막경기까지 포함하면 5경기에서 18타수 무안타. 여기저기서 “쟤, 왜 저래?”하는 수군거림이 들리는 듯했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간 22일 광주 롯데전.
양준혁은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후반기 첫 안타.
5회엔 승부를 결정짓는 우월 3점홈런을 터뜨리더니 그걸로도 성이 안 차던지 6회엔 중월 2점포를 쏘아올렸다.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로 무려 6타점.
단숨에 개인통산 600타점(프로 11번째) 고지에 올랐고 ‘20(홈런)―20(도루)클럽’ 가입에도 도루 1개만 남겨놓게 됐다.
‘올스타 후유증’에서 시원스레 벗어난 양준혁은 경기가 끝난뒤 인터뷰에서 “정말 독하게 마음먹고 운동장에 나갔다”고 털어놨다.
〈광주〓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