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술꾼」기아선수들, 「촌구석」 강훈 혼쭐

  • 입력 1999년 7월 25일 18시 39분


‘술꾼’이 많기로 유명한 프로농구 기아 엔터프라이즈 선수들이 즐겨 찾는 곳은 서울 신사동의 실내포장마차 ‘촌구석’.

농구 비시즌에는 아무때나 들려도 선수 한 두명과 마주친는 말이 있을 정도.

하지만 최근 촌구석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기아선수들은 기겁을 한다.

촌구석이 얼마나 무서운 지를 혹독하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기아는 최근 경북 의성에서도 한참 들어가는 구봉산으로 산악훈련을 다녀왔다.박수교 신임감독이 “촌구석에 가서 바람이나 쐬고 오자”며 선수들을 인솔한 것.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선수들은 기가 찼다.9개의 봉우리를 가져 구봉산이라 불리는 곳을 새벽에도 뛰고 한낮에도 뛰고….

밥만 먹으면 뛰는 일만 계속했다.기술보다 체력이 우선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박수교감독의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 선수들은 의성씨름단을 찾아가 바벨도 쉴 새 없이 들었다.

더구나 저녁에 자유시간을 받고도 선수들은 별빛이 총총한 밤하늘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술집은 커녕 술을 살 수 있는 구멍가게도 찾기 힘들었기 때문.기아선수들의 다리가 단단해진 것은 당연지사.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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