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배인준/자위대「외출준비」

  • 입력 1999년 7월 27일 19시 48분


북한은 미사일, 일본은 상륙전, 한국은 불 구경? 그런 삼각구도를 떠올리게 하는 작금이다. 다음은 일본 도쿄신문의 26일자 1면 머릿기사 요지. ‘육해공 자위대는 일본해(한국의 동해) 어느 섬이 어느 나라에 점령됐다고 가상해 탈환작전을 펴는 내용의 연합훈련을 작년 11월 태평양상 이오(硫黃)섬에서 실시했다. 이는 방위청 통합막료회의 극비계획에 따른 것이다. 중국과 한국을 자극할 우려도 있어 계획을 일부 수정했지만 대(對)잠수함전과 F4전투기에 의한 공중전 등의 상륙훈련이 전개됐다.’

▽일본 교도통신이 방위청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12일 보도한 자위대의 또다른 움직임. ‘항공자위대는 주일(駐日)미군의 협력을 받지않고 단독으로 북한 미사일기지를 공격하는 작전을 작년초까지 1년간에 걸쳐 극비리에 연구했다.

F4EJ 개량전투기 4대를 고마쓰(小松)기지에서 발진, 북한기지 상공까지 저공비행해 500파운드짜리 폭탄 16발을 투하한 뒤 북한레이더에 걸리지않고 귀환하는 작전이 검토됐다. 자위대는 현재 개발중인 다른 전투기를 이용한 공격작전도 연구할 예정이다.’

▽일본 연립정권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자유당당수는 지난 5월“미일(美日)새방위협력지침은 한마디로 (자위대가) 전쟁에 참가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자위대가 직접 교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정부측 설명은 속임수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미일방위협력지침 관련법안은 5월27일 참의원에서 최종통과됐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북한은 핵의혹과 미사일로, 일본은 자위대의 ‘외출’ 채비로 서로를 자극하는 형국이다. 일본은 중국과도 군비확장 신경전을 펴면서 서로 ‘너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일본에 대해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 정치권은 골방에 들어앉아 세(勢)싸움에 날새는 줄 모른다.

〈배인준 논설위원〉inj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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