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영화탐험]이철민/악역에 열광하는 네티즌들

  • 입력 1999년 7월 29일 18시 38분


▨악역에 열광하는 네티즌들

http://www.drevil.com

대체로 영화에서 악역을 맡은 배우가 인기를 끌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쉰들러 리스트’에서 독일군 장교를 연기한 랄프 파인즈는 연기력을 인정받기는 했지만 인기를 얻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 영화속의 악역들이 주인공 못지 않은 인기를 모으는 일이 빈번해졌다. 요즘 인터넷에서 최고의 ‘인기 악역’은 ‘스타워즈:에피소드Ⅰ’의 흑전사 다스몰(레이 파크 분)과 ‘오스틴 파워’에서 세계를 정복하려는 야심을 가진 과학자 닥터 이블(마이크 마이어스).

‘스타워즈’의 다스몰은 영화 개봉전부터 스타가 된 독특한 경우다. ‘스타워즈’의 이전 3부작에서 다스베이더의 역할과 비슷한 비중으로 ‘스타워즈:에피소드Ⅰ’에 등장하는 다스몰은 독특한 외모가 공개되자마자 개봉전부터 수많은 추종자들을 만들어냈다.

물론 영화 개봉후 다스몰을 연기한 레이 파크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최근에는 ‘X―Men’이라는 대형 영화의 주연감으로 지목되기도 했고 곧 제작될 ‘스타워즈:에피소드2’에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소문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반면 ‘오스틴 파워’에서 마이크 마이어스가 연기한 1인3역 중 하나인 닥터 이블은 좀 독특한 취향을 지닌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10여개의 닥터 이블 관련 홈페이지의 내용들도 그의 악당으로서의 모습보다 황당한 대사와 의상에 대한 소개가 대부분.

사실 닥터 이블은 007시리즈를 비롯한 첩보영화들에 등장하는 악당들을 엉성하게 짜깁기한 존재다.

그러나 닥터 이블의 분신으로 출연하는 ‘미니―미’까지 독자적인 홈페이지가 만들어지는 등 후광을 업고 있는 걸 보면 네티즌들은 ‘짜집기’로 어디선가 본 듯한 닥터 이블에게 친근함을 느끼는 모양이다.

이 철 민(인터넷 영화칼럼니스트)bandee@channel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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