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기록들이 슬롯머신의 ‘잭폿’처럼 한꺼번에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롯데 박정태.
5월5일 한화전부터 6월9일까지 31경기 연속안타로 종전 김기태(삼성·26경기)의 이 부문 기록을 넘어섰다.
연속경기 안타는 부상 등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기록을 이어가기 힘들 뿐더러 선수들에게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부문. 박정태는 이 기간 중 몸무게가 5㎏이나 빠졌다고 한다.
삼성 이승엽은 홈런의 역사를 모조리 바꾸고 있다.
5월5일 현대전에서 역대 최연소(23세) 개인통산 100홈런에 도달하더니 5월 한달 동안 15개의 대포를 쏘아올려 월간 최다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2일 대구 롯데전에선 43호 아치로 시즌 최다홈런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전반기에 개인통산 최다홈런, 타점 득점부문을 갈아치운 장종훈은 앞으로 기록을 연장하는 일만 남았다.
남은 페넌트레이스에서도 흥미진진한 기록이 즐비하다.
16승(3패)을 거둔 현대 정민태는 선발투수로는 95년 LG 이상훈(현 주니치 드래건스) 이후 4년만에 20승에 도전중이고 LG 이병규는 프로 첫 200안타를 노리고 있다. 3일 현재 144안타.
‘창용불패’란 별명을 갖고 있는 삼성 마무리 임창용 역시 아무도 해내지 못한 50세이브포인트 고지 등정을 노리고 있다.
쌍방울 ‘철인’ 최태원은 95년부터 올해까지 597경기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연속출전, 김형석(전 두산)이 갖고 있는 622경기 연속출전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 실감나는 99시즌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