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은 생쥐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세포의 죽음과 관련돼 있는 유전자를 제거했다. 2월에 발표된 이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렇게 유전자가 조작된 생쥐의 난소는 생쥐가 인간의 나이로 환산해서 100세가 될 때까지도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생쥐들은 비록 임신은 하지 못했지만 그들의 난자 중 일부는 시험관 수정을 통해 수정에 성공할 수 있을 만큼 튼튼했다.
그러나 여기서 잠시 미래에 대한 공상을 멈추고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모든 여성들이 폐경기를 늦추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의사들은 여자환자들이 더 이상 피를 흘릴 필요도 없고 피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게다가 생쥐 실험에서 제거했던 유전자를 인간에게서 제거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폐경기를 늦추고 난소의 기능을 오랫동안 보존하는 것이 여성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역시 알려져 있지 않다.
과학자들은 생쥐에게서 제거했던 유전자가 인간의 경우에도 폐경기와 관련되어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폐경기는 미성숙한 난자들이 세포의 죽음이라는 과정을 통해 죽고, 껍질만 남은 난소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생산을 중단하면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태어나기 전의 여자 아이는 무려 700만개나 되는 난자세포를 갖고 있다. 그것이 아이가 태어날 무렵이 되면 100만∼200만개로 줄어들고 사춘기가 되면 40만개로 줄어들며 50세가 되면 사실상 모든 난자세포가 죽어버리게 된다.
폐경기가 여성의 건강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폐경기를 겪은 여성은 특히 골다공증 심장질환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폐경기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와 이런 질병 사이에 정확히 어떤 관계가 존재하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이런 질병이 에스트로겐하고만 관계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난소가 분비하던 다른 호르몬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팀의 생쥐실험은 폐경기의 호르몬 변화와 여성의 건강 사이의 관계를 명확히 밝힐 계기를 마련해준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폐경기 증상의 완화를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처방되고 있는 에스트로겐은 행동을 둔화시키고 암 발생률을 높이는 등 부작용을 지니고 있다. 국립 노화연구소의 프랭크 벨리노 박사는 폐경기와 건강 사이의 관계가 밝혀지면 “직접적으로 에스트로겐을 사용하지 않고도 폐경기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specials/women/061399hth-women-menopaus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