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머리를 짧게 깎고 결의를 다졌던 박찬호는 23일 필라델피아 베테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6안타 4실점으로 팀의 9-7 승리를 이끌었다.7월18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전에서 6승을 거둔 이래 7번째 도전만의 승리기록.
최근 박찬호가 등판한 6경기에서 4안타 이상을 쳐내지 못했던 다저스 타선은 이날 2회까지 2루타 3개를 포함해 집중 6안타로 5점을 뽑아내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점의 리드를 안고 1회말 등판한 박찬호는 1번 덕 글래빈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4번 케빈 조단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역전패 징크스가 재현되는 듯 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1사 1,3루의 위기에서 1루주자 바비 아브루를 전광석화같은 견제구로 아웃시킨뒤 7번 앤더슨을 삼진으로 처리,특급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1회 26개의 투구로 3안타를 내주며 다소 고전했던 박찬호는 5-1의 리드를 안은 2회말부터 특유의 강속구가 살아나며 4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가볍게 필라델피아 타선을 처리했다.
박찬호가 갑자기 난조에 빠진 것은 5회말 라울 몬데시가 2루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낸 2사 후.볼넷 2개를 내준 박찬호는 이어 3안타로 3실점,5-4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6회초 2사후 게리 셰필드가 만루홈런을 뽑아내 9-4로 달아나며 박찬호에게 승리를 안겼다.
이날 110개(스트라이크 60개)의 공을 던지며 5개의 삼진을 뽑아낸 박찬호의 평균자책은 5.77에서 5.78로 올라갔다.
한편 삭발한 모습을 공개하지 않겠다던 박찬호는 이날 투구에 앞서 ‘모자를 벗고 심판에게 인사하는’ 특유의 예절을 고수,잠시나마 그 모습을 팬에게 보여줬다.
올시즌 남은 6,7번의 등판에서 반타작 승부만 거두면 3년 연속 10승투수가 되는 박찬호는 29일 오전 5시 다저스타디움에서 홈런 랭킹 1위인 새미 소사가 이끄는 시카고 커브스를 상대로 홈 첫 승과 시즌 8승에 도전한다.
<로스앤젤레스=북미주동아 황의준기자> newyorker99@hanmail.net
▽박찬호의 말=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경기 운영이 미숙해 어렵게 이끌고 갔다.타선의 도움으로 이겨서 보람있다.5회 갑자기 난조에 빠진 것은 잘 던져야겠다는 생각에 밸런스가 무너졌기 때문이다.여유있게 던져야 되는데 아직도 생각이 많아 잘 되지 않는다.다음 경기에는 정말 욕심없는 투구를 해야겠다.동료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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