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1999년 8월 24일 18시 19분


◇『비둘기야, 무슨 메시지 없니』

정장을 한 두 명의 신사가 첼시 8번가를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얼마후 한 떼의 비둘기와 마주치게 되었다. 비둘기들은 누군가 길 위에 뿌려준 빵 부스러기를 부지런히 쪼아먹고 있었다. 두 신사는 처음에는 그 비둘기떼를 비켜가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중 한 사람이 돌아서며 옆사람에게 말했다. “잠깐 실례.” 그러더니 그 신사는 비둘기떼 가운데로 걸어갔다. 그리고 속삭이듯 물었다. “어이 친구, 무슨 메시지 없어?”

◇전철서 균형잡아준 따뜻한 손

수잔은 며칠전 아침 35번가 사무실로 출근하기 위해 전철을 탔다. 승객이 어찌나 많은지 이리저리 밀리다 옆 사람 가슴을 팔꿈치로 쳐 눈총을 받았다. 그녀는 얼떨결에 “미안하다”고 말하고 ‘잡을 것이 없어 그랬다’는 시늉으로 손을 허공에 뻗어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 있던 한 남자가 공중에서 그녀의 손을 꽉잡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매달려서라도 몸의 균형을 유지해야 했다. 그런 상태로 한 두 정거장을 더 간 후 별탈없이 35번가 역에서 내렸다. 그녀가 “감사하다”는 말을 하자 그는 “천만에요, 아가씨. 즐거웠습니다”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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