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중국 개혁-개방]덩샤오핑 死後 더 존경받는다

  • 입력 1999년 8월 29일 18시 45분


중국인에게 “오늘의 중국을 만든 1등 공로자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 상황에 따라 두가지 답이 나온다. 공식적인 답변은 마오쩌둥. 그러나 솔직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덩샤오핑을 꼽는다. 이유를 묻자 한 중국인은 “톈안(天安)문 광장에 거대한 마오기념관이 있고 덩의 기념관은 없지만 그의 정신은 중국인의 마음 속에 살아 숨쉬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사실 중국의 인민들은 ‘개혁과 개방의 총설계사’로 불렸던 덩샤오핑에게 큰 신세를 졌다. 덩이 없는 오늘의 중국경제를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 그는 마오쩌둥의 어두운 유산을 청산하고 실용주의에 입각한 개혁 개방 정책을 추진, 12억 중국인의 기본적인 의식주 욕구를 충족시켜줬다. 이는 5000년 중국 역사의 어느 통치자도 해주지 못한 위대한 업적.

그는 장정에 참여한 혁명 1세대의 공산주의자였지만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의 실용주의를 토대로 사회주의 시장경제론과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을 접목시켜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를 정립시켰다. 만약 그가 안후이성 샤오강촌의 혁명적인 실험을 자본주의 냄새가 난다고 배척했다면 오늘의 중국 농촌의 풍요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또 전형적인 마키아벨리스트였다. 장정에 참여한 군인이며 세차례 실각을 극복한 강인한 정치 생명력, 톈안문 사태 처리의 무자비함이 이를 증명한다.

복잡한 사생활, 신격화 등으로 인해 잡음을 일으킨 마오와 달리 덩은 사생활도 깨끗해서 사후에 더 존경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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