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주요 주제는 시대에 따른 미국 문화의 변천과, 지식인 문화와 비지식인 문화 사이의 관계이다.
카멘은 지식인 문화와 비지식인 문화가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이들의 관계가 지난 수십년 동안 역사학자들과 비평가들에 의해 어떻게 다뤄져왔는지를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카멘은 1880년부터 1940년경까지 미국 사회를 지배했던 문화를 통속문화(popular culture)로, 현대의 미국을 지배하는 문화를 대중문화로 정의한다.
그는 ‘미국 문화, 미국의 취향’에서 ‘통속문화와 대중문화의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전자가 예술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양방향 문화였던데 비해, 후자는 일반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수동적인 문화라는 점’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시어스 백화점의 카탈로그, 얼굴을 시커멓게 칠해서 흑인으로 분장하고 흑인의 가곡 등을 부르는 쇼, 신문 만화, 슈퍼마켓의 등장 등을 소위 대중문화의 원형(PMC)으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대중문화(MC)의 예로는 맥도널드, MTV, 디즈니 월드 등을 들고 있다.
그는 또한 소위 상업화된 문화에서 상품화된 문화로의 변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상업화된 문화는 기업들이 사람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물건을 팔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것인 반면 상품화된 문화는 기업들이 광고를 통해 수요를 창출해내는 문화라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카멘은 대중문화의 창조에 있어서 기업의 힘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그리고 중간 지식층의 문화와 지식인 문화 사이의 경계선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카멘의 이 같은 주장은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게다가 카멘은 시대별이 아니라 주제별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을 택하는 바람에 글의 서술적 힘을 살리지 못했고 같은 내용의 이야기와 그림을 자꾸 되풀이하면서 혼란을 일으키게 되었다.
카멘의 박학다식함도 이번 책에서는 오히려 방해가 되었던 것 같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차분하게 전개하는 대신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이야기하려고 애쓰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카멘은 마치 자꾸 헛기침을 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을 망설이는 사람처럼 보인다.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인용한 부분이 너무 많아 책 전체가 카멘 자신의 주장보다는 그가 조사한 문헌의 짜깁기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 책에서 카멘이 이룩한 것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미국의 통속문화와 대중문화를 지식인다운 학문적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그러나 그가 너무 지식인다운 태도를 취하는 바람에 ‘미국 문화, 미국의 취향’은 독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책이 되어버렸다. 이 책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와 그 정보에 대한 놀라운 해석이 들어 있지만 그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http://www.nytimes.com/libr
ary/books/082599kammen―book―review.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