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깨비박사' 에밀레박물관 조자룡 관장 인터뷰

  • 입력 1999년 8월 31일 00시 19분


“도깨비는 우리에게 해를 끼치거나 골탕을 먹이는 잡귀가 아니라 오히려 잡귀를 쫓고 복을 주는 존재입니다.”

속리산 자락인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사설 민속박물관인 에밀레박물관의 조자룡(趙子庸·73)관장은 일명 ‘도깨비박사’다.

해방 직후 미국으로 건너가 밴더빌트대학과 하버드대학원에서 건축구조학을 전공한 그가 도깨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귀국해 건축사로 활동하던 60년대 초.

그는 “건축 현장을 돌아다니다 각종 기와 문양에 끌려 1만여개의 기와를 모았는데 일부 기와에 도깨비 문양이 있는 것이 신기해 점차 도깨비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도깨비 문양이 새겨진 기와와 도깨비탈 등 1000여점의 자료를 모아 83년 에밀레박물관을 열었다.

그는 도깨비에 대한 이론 정립에도 박차를 가해 ‘비나이다 비나이다’ ‘삼신민고(三神民考)’ 등 6권의 관련서적을 펴냈다.

그는 최근 경기 일산 등지에서 도깨비 관련자료를 전시하는 ‘왕도깨비전’을 열었고 22일에는 에밀레박물관에서 국내 민속학자와 박물관장 등 10여명이 참여하는 ‘도깨비 학술제’를 개최했다.

조관장은 “도깨비는 우리 민족신앙의 모태(母胎)라 할 만큼 중요한 존재이고 사상”이라며 “앞으로 ‘도깨비 학회’를 만들어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보은〓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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