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은퇴하는 나이는 대략 65세 정도로 정해져 있었다. 대기업들은 65세가 된 사원에게 연금을 쥐어주고 나가는 문을 가리켜 보였다. 연방정부도 1935년에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나이를 65세로 정함으로써 ‘65세〓은퇴’라는 공식성립에 일조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65세가 되면 모든 사람이 은퇴해서 다시는 일을 하지 않고 카드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여행하는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950년대까지도 65세에 실제로 은퇴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1950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65세 미국남성 중 72%가 직업을 갖고 있거나 적극적으로 직장을 찾고 있었다.
이 수치가 1985년에는 30%로 줄었다. 정부가 1965년에 노인의료보장제도인 ‘메디케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나이를 65세로 조정하고 그후 사회보장제도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나이를 다시 62세로 낮춘 덕분이었다.
그런데 요즘의 60대들은 이같은 추세를 다시 반전시키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은퇴 연령도 다시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원인은 나이든 사람들의 의식이 변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보스턴대 경제학교수 조셉 퀸은 “오늘날 62세 노인들 중 대다수가 앞으로 15∼20년 동안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면서 “이들 중에는 65세에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단계적으로 은퇴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65세라는 나이의 의미는 과거에 비해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은퇴자연합의 존 로더는 “옛날에 65세라는 나이는 정년퇴직해서 편안히 쉬기 시작하는 나이였다. 그러나 지금 65세를 맞은 사람들은 여러면에서 인생의 정점에 서있다. 자녀양육처럼 어깨를 짓누르는 의무도 없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날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로더는 이시기를 은퇴의 첫단계라고 부른다. 이 시기는 남성의 경우 63세, 여성의 경우 60세에 시작해서 75∼80세까지 계속된다. 두번째 단계는 나이를 먹으면서 신체가 부자유스러워져서 자유가 제한되는 시기다.
이제 65세라는 나이는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나이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다음세대인 베이비붐세대들은 은퇴후 좀 더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롱아일랜드대 노인학과 크리스토퍼 헤이즈교수는 베이비붐세대가 처해있는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이들은 현재지향적이며 자기본위적이다. 이들은 일찍 은퇴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가족들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여행할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이꿈의 실현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생각을 거의 해보지 않았다.”
메릴린치사의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세대 부부들의 평균 저축액은 은퇴후 지금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돈의 39%에 불과하다.(http://www.nytimes.com/library/financial/sunday/032199retire―intro.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