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우선株 '수직하락'…개미군단 1조원대 손실

  • 입력 1999년 9월 7일 16시 46분


상한가행진을 벌이던 우선주들이 3일부터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며 수직하락하면서 ‘상투’를 잡았던 개미군단이 입은 손해가 1조원대에 달하고 있다.

7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우선주의 무더기 상한가행진 마지막날인 2일 종가기준으로 10조3352억원에 달하던 200개 우선주의 시가총액이 7일 종가기준으로는 9조312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사흘동안 총 1조231억원, 한종목당 평균 55억원의 주가손실이 발생한 셈.

우선주들은 급락세가 시작된 3일에는 유통가능한 우선주 184개 종목중 72.8%인 134개가 하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6일에도 전체의 65.2%인 120개가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7일엔 하한가종목 91개 가운데 9개를 제외한 82개가 우선주였다.

특히 2일부터 4일간 연속 하한가를 맞고 있는 대구백화점 우선주의 경우 1일 종가 57만원에서 7일엔 29만8500원으로 무려 47.6%가 폭락해 나흘새 반토막이 됐다.

사흘간의 우선주 주가급락에 따라 발생한 손해액 1조231억원은 9조원대에 달하는 고객예탁금의 10%를 넘어서는 규모다. 우선주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은 거의 매수하지 않는 종목이기 때문에 이같은 시가총액 감소분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의 몫이다.

이에 비해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대형우량주들의 반등으로 2일 종가기준으로 289조2316억원에서 6일 301조8452억원으로 4.4%가 늘어났다. 개인투자자들이 이상급등하는 우선주에 편승하지 않고 우량주를 샀더라면 이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셈.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여전히 보통주보다 주가가 비싼 우선주들이 많아 아직 우선주의 폭락세가 끝난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이번 우선주 이상열풍에 휘말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더구나 우선주들이 상한가행진을 벌일 때와 마찬가지로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하한가로 곤두박질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은 손절매를 할 기회도 없이 앉아서 당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거래소는 최근 이상급등한 우선주에 주가조작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일부 종목의 경우는 혐의가 짙은 계좌와 해당 증권사 지점 등을 적발해 금융감독원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재기자> 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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