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유효기간이 지난 약은 화학적 성질이 변질돼 간 위 콩팥 등에 ‘독’으로 작용하기 십상. 약국에서 ‘3일 어치’를 지은 경우 사흘이 지나자마자 먹지 않은 약을 버리는 것이 좋다. 또 약의 ‘유효기간’은 뚜껑을 닫은 채 보관하는 것 기준이기 때문에 한가지 약을 너무 오래 먹는 것도 좋지 않다.
노인들은 약을 잘못 복용해 건강을 해치곤 한다. 병원에 새로 입원한 노인환자의 20%가 약이 화근이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연로한 부모를 모실 경우 ‘약 건강’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
상당수 노인은 병이 나은 뒤에도 약물을 계속 복용한다. 이 때문에 세균에 내성이 생겨 기존 항생제로는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또 노인들은 기억력이 떨어져 약 먹을 시간을 놓치기도 하고 효과가 좋다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복용하기도 한다.
가족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약물 캘린더’을 만들어 놓고 체크한다. 노인들은 복잡한 처방의 약을 순서대로 먹기 어렵기 때문에 쉽게 복용할 수 있도록 미리 약을 나눠 담아놓는 것도 방법.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을 때는 미리 복용하고 있는 약이나 한약 건강보조제를 정확히 파악한 뒤 동행한다. 멀리 고향의 부모에겐 전화안부 때라도 약물 복용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
강주섭(한양대의대 약리학교실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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