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사람 플랙은 런던에 장기출장을 갔다가 그리스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는 얘기를 들었어. 곧장 일주일 휴가를 내서 대회에 참가했지. 어떻게 됐는지 알아? 달리기에서 금메달을 두개나 따왔다니까…. 107년전 첫번째 올림픽 이야기야.
축구 때문에 전쟁난 얘기 알아? 아빠도 어릴 때인 70년도 얘기야. 월드컵 예선전에서 엘살바도르가 온두라스를 이겼지. 온두라스 사람들은 분한 김에 자기나라에 사는 엘살바도르 사람들한테 폭력을 휘둘렀고, 엘살바도르는 온두라스에 전쟁을 선포했대.
옛날 고대올림픽을 하는 동안에는 모든 전쟁을 휴전했다는데, 오늘날에는 스포츠 때문에 전쟁을 하다니. 옛 사람들이 훨씬 지혜로왔나 봐.
월드컵과 올림픽. 4년마다 세계를 한번씩 흔들어 놓는 지상 최대의 이벤트 아냐? 그 모든 궁금증과 뒷얘기를 재미있는 카툰과 함께 실은 책이군. ‘앗 이렇게 짜릿한 스포츠가’라는 시리즈의 첫 두권이야.
골치아픈 통계표, 까다로운 경기규칙, 그런 것들은 없어. ‘왕초보를 위한 올림픽 가이드’장에 꼭 알아야 할 내용만 실려 있을 뿐이지. 그렇지만 깔깔거리며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인류 최대의 제전이라는 두 행사의 의미와 크기가 어렴풋이나마 헤아려진단다.
우리와 관련된 얘기 하나 들어볼까? 프리킥보다 골 수가 많은 축구경기 얘기 아니? 54년 월드컵에서 프리킥 5개가 나왔지만 골은 무려 9골이나 터진 경기가 있었대.
헝가리와 우리나라가 펼친 경기야. 9대0으로 졌지. 창피하다고 생각할 건 없어. 우리도 이젠 월드컵 본선 4회 연속출전을 하지 않았니. 어때? 부쩍 실력이 커진 우리가 자랑스럽지?
왜 야구나 농구 얘기는 없냐고? 앞으로 ‘야구가 야단법석’등 각 스포츠 분야별로 연이어 시리즈가 출간된다니까 기대해봐. 이명연 기영노아저씨가 옮겼고, 각각 155·140쪽 3900원.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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