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박병하/의료계 Y2K 대비 철저히

  • 입력 1999년 9월 12일 18시 31분


의료계에서는 새로운 천년의 시작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로 Y2K 문제 때문이다. 2000년 초에는 병원에 가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해결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아직도 해결 안된 의료장비가 상당한 정도에 이른다. 일부 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해결 진척도는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Y2K 점검 대상의료기관이 3만여개가 넘고 큰 병원에는 몇천점의 의료장비가 있다. 또 대부분의 장비가 외제품이어서 제조회사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하는데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건복지부는 9월 말까지 완전히 문제를 해결할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환자의 생명과 관련이 있는 Y2K 미해결 의료장비에 대해서는 11월말까지 계속 추적관리하고 12월 이후에는 사용 중지시키고 사용중지된 장비를 사용할 때는 업무정지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Y2K 문제는 인류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로 그 누구도 그 영향을 장담할 수 없다. Y2K 문제의 영향이 과대 평가돼 국민생활을 위축시켜서는 안되겠지만 반대로 과소평가돼 국민이 피해를 당하는 것은 더욱 경계하여야 한다.

우리는 4월 CIH(체르노빌) 바이러스로 엄청난 손실을 감수했다. Y2K문제는 이보다 많은 손실과 파급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연도 데이터를 사용하는 의료기기가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해 작동을 중지하거나 오작동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여러가지로 예상해볼 수 있다. 심장박동이 멈추는 심각한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에 사용하는 심장제세동기가 필요할 때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지 않거나 오작동으로 환자의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각종 소프트웨어가 잘못된 자료를 입출력하여 검사결과나 수술 스케줄이 뒤바뀌는 등 문제에서 부터 진료비 계산 오류, 투약 오류 까지 여러 가지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Y2K 문제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얼마남지 않은 시한이지만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2000년에도 국민들이 Y2K문제에 대한 걱정을 덜어버리고 웃으면서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박병하(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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