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미국 미네소타주 러시크릭GC(파72)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99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70만달러) 최종 4라운드.
박세리는 11번홀에서 보기를 하는 바람에 단독선두를 달리던 캐리 웹(호주)에게 한때 4타차까지 뒤져 우승은 물건너 간듯 보였다.
그러나 16번홀까지 흔들림없이 파세이브한 박세리는 ‘마지막 기회’였던 17번홀(파4) 버디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그린까지 137야드를 남겨두고 아이언 9번으로 홀컵 60㎝지점에 그림같이 2온시킨 그는 버디를 낚아 바로 뒷조에서 플레이하던 웹과 기적적으로 동타(합계 8언더파)를 이룬 것. 하지만 웹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13번홀 보기에 이어 15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며 갑작스레 허물어지던 웹은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다시 1타차로 달아난 것.
운명의 18번홀(파5·530야드).
무리하게 2온을 시도하지 않고 두번째 샷으로 그린앞 76야드지점에 ‘레이업’한 박세리는 홀컵 13m거리에서 2퍼팅으로 파세이브해 합계 8언더파 280타로 나흘동안의 사투를 마쳤다.
남은 것은 ‘기다림’뿐. 웹이 18번홀에서 보기를 한다면 연장승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상황.
아니나 다를까. 웹의 두번째 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러프에 빠지면서 ‘희망’은 보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웹이 세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고 벙커샷마저 그린을 오버해 에지에 걸렸다. 웹의 칩샷은 홀컵을 살짝 외면하며 홀컵 1m80지점에 멈췄다.
이날 웹의 퍼팅감각을 감안하면 충분히 보기로 막을 수 있는 거리.
하지만 이미 집중력이 떨어진 웹의 보기퍼팅은 홀컵을 비켜갔다. 극적인 박세리의 올시즌 3승의 순간이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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