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뉴욕 아서애시스타디움에서 열린 99US오픈 남자단식 결승.
아가시는 73년 대회 결승에서 존 뉴콤(호주)이 1―2에서 3―2의 역전극을 펼친 지 26년만에 똑같은 장면을 연출하며 우승했다.
아가시는 86년 이반 렌들(체코)이후 3개 메이저대회 연속 결승에 오른 끝에 우승상금 75만달러를 거머쥐었다.
또 92윔블던 정상을 시작으로 통산 5번째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며 96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기쁨도 맛봤다.
3시간20분에 걸친 대접전이었다. 아가시는 첫 서비스 게임을 따냈으나 2,3세트에서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마틴에게 잇따라 세트를 뺏겼다.
아가시의 저력은 이때부터 발휘됐다. 아가시는 4세트 초반에도 마틴의 서브에 눌렸지만 마틴의 머리를 살짝 비켜가는 스매싱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이날 23개의 에이스를 기록한 마틴의 파워는 뚝 떨어졌고 아가시는 5세트 3―0까지 내리 5게임을 따냈다.
마틴은 16강전에서 그렉 루세드스키(영국)와 5세트까지 가는 등 힘들게 결승에 올라 막판 체력에서 아가시에게 지고 말았다.
한편 전날 여자단식 우승자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는 언니 비너스와 짝을 이룬 복식 결승에서 챈다 루빈(미국)―산드린 테스투(프랑스)조에 2―1로 이겼다.
세레나는 87년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이후 12년만에 단복식을 휩쓴 선수가 됐다.
〈김호성기자·뉴욕AP연합〉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