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종목의 단일 세계대회로는 처음으로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월드컵A대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현재 시드니올림픽 예선을 겸한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가 잠실벌을 달구고 있다.
하지만 번드르한 대회 외양과는 달리 현장의 속모습은 창피하다 못해 분노까지 느끼게 할 정도였다.
싱크로월드컵이 벌어진 올림픽수영장은 전기장치로 개폐가 가능한 1만석의 관중석을 가진 세계적인 시설.
하지만 한쪽 5000석의 관중석은 대회기간 내내 닫혀 있었다. 주최측이 개방을 요구했지만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측은 “오랫동안 열어보지 않아 고장날 수 있어 곤란하다”며 거절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냉방장치가 고장나 실내는 그야말로 ‘찜통’. 대규모 응원단을 파견한 일본팀은 항의를 하다 지쳐 아예 응원용 부채를 긴급 공수해오기도 했다.
아시아야구가 열리 고있는 잠실구장.
일본의 간판스타 마쓰자카의 인터뷰가 있던 13일 주최측은 예정된 인터뷰실에 의자조차 준비하지 않아 한국 일본 대만 등 각국의 기자는 바닥에 주저앉은채 뒤엉킬 수 밖에 없었다.
주최측이 나중에 비닐끈으로 ‘포토라인’을 만드는 등 부산을 떨었지만 외국 취재진이 황당해 한 것은 당연한 일.
게다가 공식 통역관은 수준 이하로 인터뷰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하는 등 한마디로 엉망.
올림픽을 치른 후 관리가 제대로 안돼 ‘흉물’이 되어버린 올림픽수영장.
대회진행이 즉흥적이라 곳곳에서 문제가 생긴 야구대회.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의 진행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각 경기장이 또다른 흉물로 남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대목이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