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어떤 부대를 중심으로 보내느냐 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 공병대와 의무부대가 중심이 되고 그 부대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투부대를 파견하는 것이다. 둘째는 질서유지 역할을 할 전투부대를 중심으로 파견하는 방안이다.
전투부대 중심의 파견이라면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군의 유엔평화유지군 참여는 이번이 일곱번째지만 전투부대가 간 일은 베트남전 이후 없었다. 전투부대가 가서활동할경우현지 민병대와 정면충돌할 수밖에없을것이다. 그러면 인명피해도 불가피할것이다. 또 인도네시아와의 외교관계도생각해야한다. 이때문에 전투병과 파견은섣불리결정할문제가 아니다.
비전투부대를 파견한다 해도 조심해야 할 일이 많다. 인도네시아는 인도 이집트와 함께 반서방 비동맹주의 운동을 주도했던 전통이 있어서 동티모르에도 민족주의 감정과 배타주의 분위기가 강하다. 우리가 파병하는 것은 같은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공동체의식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
동티모르에 파견되는 비전투부대는 본래의 임무인 의료봉사나 파괴된 건물과 도로 복구에 전념해야지 섣불리 분규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 동티모르는 주민들이 투표에서 78.5%라는 다수의사로 독립을지지했지만 이를반대하는민병대가 독립파를 공격하는혼란속에빠져 있다. 비전투부대를 파견할경우에도정부 관계부처는 장병들의 신변안전대책에만전을 기해야 한다.
동티모르 파병은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동티모르에 파병할 나라는 최소한 15개국 안팎이 될 전망이다. 국제사회의 신망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파견부대와 이를 지원하는 정부 관계부처가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또 정부가 젊은 장병들을 위험지역에 보내는 문제에 대해 사전에 국민여론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이런 비판에 귀를 기울여 정책결정 절차에도 소홀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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