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etropolitan Diary]카지노 생각만

  • 입력 1999년 9월 14일 19시 07분


나는 친구 마리와 함께 1년이면 수차례씩 애틀랜틱시티에 가서 하룻밤을 지내며 카지노 게임을 한다. 우리는 일정 한도의 액수를 정해 놓고 그 돈을 다 잃으면 미련없이 일어나 호텔방으로 돌아와 책을 읽기로 약속했다.

지난 주의 일이었다. 저녁 일찍 스테이크를 먹고 카지노 게임기 앞에 앉았다. 그러나 1시간도 못되어 마리는 밑천이 바닥났다. 그러자 마리는 게임 룸 귀퉁이에 있는 현금 자동인출기로 걸어갔다. 나는 뒤쫓아가 마리에게 말했다. “이제 방에 들어가 책읽을 차례아냐.” 그러자 마리는 한숨을 쉬며 “책을 아무리 보려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대신 ‘카드를 넣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라는 글자만 눈 앞에 어른거리니 어쩌면 좋으냐”고 정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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