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를 연출한 존 맥티어넌은 ‘다이하드’1,3편으로 호쾌한 연출솜씨를 과시했던 감독. 그러나 관능적인 스릴러에는 영 재주가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수사관이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억만장자 토마스 크라운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된 이유부터가 모호하다.
토마스가 수많은 경찰이 지켜보는 상황인데도 훔친 그림을 감쪽같이 다시 박물관에 갖다놓는 마지막 장면은 재치있다. 그는 모네의 그림을 돌려주는 대신 다른 그림을 훔친다. 그러나 한 형사는 “부자나리들이나 즐기는 그림 하나 훔친 일에 누가 그렇게 신경을 쓰겠어요?”하고 말한다. 영화를 보고 난 대부분의 관객도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되지 않을까. 68년 제작된 같은 제목의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원작의 주인공인 페이 더나웨이가 토마스를 상대해주는 심리학자로 우정출연한다. 18세이상관람가. 18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