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홍보가 불만스럽기는 여당 인사들뿐만이 아니다. 청와대쪽 사람들도 그렇다. 김대중대통령이 집권 이후 IMF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느냐, 또 약속대로 1년반 안에 위기를 극복해내지 않았느냐, 그런데도 왜 그걸 몰라주느냐, 아무래도 홍보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식이다. 과연 그럴까. 아무래도 잘못 짚은 게 아닐까. 적어도 민심을 ‘국정 홍보’로 잡는 시대는 지나도 한참 지났으니까.
▽국정 홍보의 원조부서라 할 공보처의 ‘끗발’이 가장 강하던 시절은 박정희정권 시절. 그후 공보부에서 문화공보부로 확대되면서 당시 언론 출판 영화 예술 전반에 통제를 가하며 ‘권력의 파수꾼’역을 톡톡히 해냈다. 5, 6공까지 이어져온 그런 ‘원죄’로 인해 이 정부들어 폐지됐으나 지난번 제2차 정부조직개편에서 되살아났다.
▽그러나 청와대 따로 총리실 따로 공보실이 있고, 정부 경제부처까지 별도의 ‘경제홍보기획단’을 운영하고 있는 마당에 차관급이 장(長)인 국정홍보처의 말발이 쉽사리 먹혀들 리 없다. 그러다 보니 ‘국정 홍보의 중심’은 먼 얘기다. 다시 만들 때는 뭣하러 다시 만드느냐는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재출범 후에는 도대체 하는 일이 뭐냐는 여권의 질책을 듣고 있으니 국정홍보처는 이래저래 안팎에서 ‘눈총’만 받는 신세다.
〈전진우 논설위원〉young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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