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전남 용병 세자르 "한국축구 감잡았어"

  • 입력 1999년 9월 16일 19시 22분


‘브라질축구가 유고축구보다 한수아래?’

적어도 한국 프로축구에서는 ‘맞는 말’이다.

득점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샤샤(수원 삼성)를 비롯해 부산 대우의 간판골잡이 마니치, 전북 다이노스의 ‘금발 저격수’ 미르코, 포항 스틸러스의 둘카와 율리안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특급 선수들이 모두 유고출신이다.

반면 마시엘 세자르 호드리고 실반(이상 전남 드래곤즈), 호제리오(전북 다이노스) 산토스(울산 현대) 세르소(천안 일화)를 앞세운 ‘축구의 대명사’ 브라질은 지금까지 국내 무대에서는 이름값을 제대로 못해왔다.

그러나 브라질 ‘삼바축구’의 자존심은 살아있었다. 15일 99바이코리아컵 K리그 부산전에서 두 골을 기록한 세자르.

그는 7월 전남에 합류할 때만 해도 코칭스태프의 눈을 의심케했다. 개인기는 물론 체력도 말이 아니었다. 정해원코치가 4주간 특별 체력훈련을 실시한 것도 이 때문. 이후 그는 지난달 25일 부천 SK전까지 6호골을 쏘아올리며 분발했지만 기대에는 여전히 못미쳤다. 이런저런 이유로 팀은 최근 7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긴데 불과했고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위태로운 상황.

그런만큼 세자르가 15일 부산전에서 기록한 두 골은 의미가 깊었다.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일거에 쇄신하면서 4강 진출의 희망을 안겨줬기 때문. 특히 그는 이날 까다로운 상황에서의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시켜 위기에 강한 브라질 축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노상래 최문식 등 간판 공격수가 부진한 전남이 그에게 큰 기대를 거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구단 프런트가 “우리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는 세자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광양〓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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