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대책 내용]수익자 1백명미만 '私募펀드'허용

정부가 18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마련한 ‘금융시장 안정대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채권시장안정기금의 설립과 투신업계가 요구해온 다양한 신상품을 허용한 것이다.

▽채권시장안정기금 설립〓과거 증시안정기금처럼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는 은행과 보험사들이 자금을 출연해 투자조합을 만든 뒤 투신권의 채권을 주로 매입한다는 것. 즉 채권수요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이다.

다음달초 설립될 것으로 보이는 이 기금은 처음에는 10조원 규모로 출발해 추후 필요할 경우 20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투자조합이 투신운용사 등의 민간 운용사를 선정해 운용을 맡기게 된다. 주로 투신사가 판매하는 수익증권을 매입하게 되지만 직접 채권을 매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부는 최근 25조원의 자금이 유입된 은행권에 돈을 많이 내도록 요청할 계획. 20일부터 조성절차 배분비율 운용투자원칙 등을 마련하기 위한 금융권과의 협의에 들어간다.

▽공사채형 수익증권 주식형 전환〓고객이 대우채권이 편입된 공사채형 수익증권을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바꾸기를 원하면 신청을 받아 한꺼번에 전환한다. 이때 대우채권도 그대로 옮겨가게 된다.투신사는 주식형으로 전환된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편입된 대우그룹 이외의 채권을 판 돈으로 주식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여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돈을 돌려주게 한다는 계획이다.

주식형으로 전환 후 고객이 대우채 부분에 대해 환매를 요구하면 정부의 환매원칙(기간별로 50∼95% 보장)이 그대로 적용된다.

▽투신권 신상품 개발〓100명 미만을 수익자로 해서 자금을 모으는 사모(私募)펀드를 허용한다. 이 펀드에 대해서는 동일종목 투자한도(10%) 적용이 배제되어 극단적으로 한개 회사의 회사채만을 100%로 편입해 펀드를 운용할 수도 있다.그러나 자금집중방지를 위해 5대 그룹 계열사의 회사채는 10% 이상 편입할 수 없게 하며 투신사별로 전체 수탁고의 일정비율 범위내에서만 사모사채를 허용한다.

또 머니마켓펀드(MMF)를 클린펀드로 유도하기 위해 신종 MMF의 시판을 허용했다. 여기에 편입되는 유가증권의 신용등급을 현재의 BBB-에서 한 단계 높은 A-로 강화해 우량채권만 매입하고 발행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한달 내로 불량채권을 처분하도록 했다.

▽기타〓투신권에서 건의한 비과세 또는 세금우대 채권저축상품은 세제와 관련된 사항이어서 소관부처인 재정경제부와 협의중이라고 금감위는 밝혔다.

또 1∼6개월짜리 단기 뮤추얼펀드의 시판은 이번 대책의 효과를 보고 추가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파이낸스사들이 출자형태로 자금을 모집하는 유사수신행위를 실질적으로 규제하는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 올 정기국회에 법안을 상정할 계획. 공정위는 28일부터 파이낸스사의 부당 광고행위에 대한 일제 직권조사에 나선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