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Arts]"10대 열풍" 할리우드 뒤흔든다

  • 입력 1999년 9월 19일 20시 37분


할리우드 오락 산업에서 10대들은 이제 큰돈을 움직이는 중추가 되었다. 워너브러더스 네트워크 방송에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10대 대상 드라마인 ‘도슨의 개울’을 예로 들어보자. 이 프로그램은 방영되자마자 10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 프로그램에서 고등학생 역을 맡고 있는 제임스 반 더 비크(22)는 이제 관객을 확실하게 끌어들이는 할리우드 스타가 되었다. 그가 출연한 영화 ‘대학가 블루스’가 10대들의 성원에 힘입어 1월 개봉 첫 주에 1750만 달러를 벌어들인 덕분이다.

▼디카프리오 작품계기▼

할리우드에서 이처럼 10대들의 돌풍이 일기 시작한 계기가 된 것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후손인 지금의 10대들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을 10대 돌풍의 또 하나의 이유로 꼽는다.

물론 할리우드는 언제나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춘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90년대 후반의 10대 돌풍은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10대 소녀들을 선봉으로 한 청소년들은 주연 배우들이 자신들과 같은 10대처럼 보이기만 한다면 무슨 작품이든 기꺼이 볼 태세를 갖추고 있다. ‘도슨의 개울’의 기획자이며 영화 ‘스크림’ 1,2편의 각본을 쓴 케빈 윌리엄슨은 “10대들은 브루스 윌리스나 멜 깁슨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디카프리오 같은 자신들만의 스타이다”라고 말한다. 영화 ‘스크림’ 역시 10대들의 붐을 부추기는 데 한 몫을 한 작품이다.

제임스 반 더 비크의 매니저인 브라이언 스워드스롬은 “이제 매니지먼트회사들은 22세 이상의 배우지망생들과는 아예 계약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2년전만 해도 완전히 무명이었던 젊은 배우들이 지금은 영화 한 편 당 3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10대영화 증편 경쟁▼

TV 방송국들은 광고주들이 10대 시청자를 끌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호하기 때문에 10대들을 대단히 바람직한 시청자층으로 보고 있다. 광고주들이 10대를 선호하는 것은 요즘 청소년들이 사춘기를 벗어나기 전에 벌써 자신의 물건을 스스로 선택해서 사기 때문이다.

TV 방송국들은 또한 14세의 새로운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임으로써 TV 시청률의 감소 추세를 막고 미래의 성인 시청자들을확보하는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V 방송국 중에서 맨 처음으로 10대들을 겨냥한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은 폭스 TV였다. 그러나 폭스 TV에 있던 가스 앤시어가 워너브러더스로 옮겨가면서 이제는 모든 방송국들이 워너브러더스의 10대 대상 히트 프로그램들을 모방하려고 애쓰고 있다. 올 봄에만 해도 공중파 방송들이 제작한 파일럿 프로그램 약 110개중에서 30개 작품이 10대들을 주인공으로 한 것이었다.

10대들의 돌풍이 막 시작되고 있던 14개월 전에 할리우드에 온 니키 보컬(23)은 MTV의 중역 소개로 현재의 매니저를 만났다. 그녀는 지금 캐스팅 작업 중인 작품들에 대해 매니저에게 물어보면서 새로 염색한 머리 때문에 자기가 더 나이 들어 보이지는 않는지 걱정한다. 물론 그녀가 지금 오디션을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역들은 모두 10대 고등학생이다.

현재 ‘현실적이 되자’라는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타린 매닝(20)은 이 드라마에서 15세 소녀 역을 하고 있다.

▼청소년 배우 큰 인기▼

그녀의 상대역을 맡은 남자배우는 정말로 15세인데 그녀는 “아마 드라마에서 그와 키스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내 생각에는 그것이 그의 첫 키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매닝은 또 “나는 18세가 넘는 역을 해본 적이 없다”면서“사람들이내게14세냐고 물을때마다기분이아주 좋다.다른여배우들은나더러 행운아라고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내년 초에 방송될 예정인 TV 드라마 ‘검은 천사’에서 주인공 맥스 역을 맡게 된 제시카 알바(18)는 현재 친구와 함께 애틀랜틱 시어터 컴퍼니라는 연기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검은 천사’는 제임스 카메론이 ‘타이타닉’의 히트 이후 처음으로 연출하는 작품이자 그의 첫 TV 드라마로서 주목을 끌고 있다. 알바가 연기하게 될 맥스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엄청난 능력을 지니고 태어난 소녀로 어렸을 때 연구소를 탈출해 자신의 과거를 캐게 된다. 알바는 12세 때부터 연기를 해왔으며 연기력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10대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의 출연을 꺼리는 그녀는 “예쁘고 귀여운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연기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실 10대 역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연기력보다 외모에 의해 더 많은 평가를 받는다. 매닝의 매니저인 스코트 카프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훌륭한 배우지만 그가 영화 한 편 당 2000만 달러를 받는 것은 훌륭한 배우라서가 아니라 10대의 우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home/19990905ma

g―teenseltow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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