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야구 '드림팀' 도핑테스트에 떨었다

  • 입력 1999년 9월 20일 18시 43분


제2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결승리그 대만전이 열린 16일.

우승을 위한 중요한 고비였던 이날 경기를 앞둔 한국 드림팀 선수들의 얼굴에는 오히려 ‘이젠 고생 끝’이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것은 이번 대회 도핑테스트 대상자가 이날 결정됐기 때문. 이번 대회에선 각 팀 1명을 무작위로 뽑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대로 186개 금지약물 복용여부를 가려내는 도핑테스트를 했다.

만의 하나 금지약물 복용사실이 드러나면 어느 팀이든 전 경기 몰수패의 망신을 당하는 것.

이때문에 에이스 정민태(현대)는 허벅지 부상 치료를 뒤로 미뤄야 했다. 문동환(롯데)은 대표팀 합류 전부터 심한 감기몸살로 고생을 했으나 역시 도핑 때문에 감기약을 먹을 생각조차 못했다. 손목 통증이 있는 박재홍(현대)도 진통제 한 대 맞을 수 없었다.

가장 가슴을 쓸어내린 선수는 지난해 방콕아시아경기에서 도핑대상자로 뽑혀 소변량을 맞추느라 생수 3병이나 들이키며 애를먹은 이병규(LG). 이병규는 이날 도핑테스트 대상자로 ‘선택받은’ 박한이(동국대)에게 당시의 경험을 전해주면서 자신은 ‘악몽’에서 벗어나 너무나 기쁘다는 듯 연신 싱글벙글.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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