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천년을 기록한 예술가의 눈

  • 입력 1999년 9월 21일 18시 45분


<<오늘날 우리가 지난 1000년의 역사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 중 대부분은 예술가들로부터 배운 것이다. 시각 예술가들은 옛날부터 의도적인 기록자의 역할을 해왔다. 지난 1000년을 돌아보는 6편의 특집 중 네번째인 이번 특집의 목적은 역사를 예술가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의 백남준씨를 비롯한 전세계의 유명한 예술가들에게 지난 1000년간의 중대한 순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작품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 시계조각

지금과 같은 개념의 시계가 발명된것은 1275년 직후였던것 같다. 그러나 분침은 1500년대 말이 되어서야 등장했다.

기계를 이용한 시계가 등장하기 전에는 물시계와 해시계가 쓰였다. 파리의 무두장이들은 비슷한 모양의 서로 다른 동전 두 개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어두워지면 일을 끝냈다.

당시에는 시간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모호한 기준에 의해 측량되었다. 그러나 시간은 그 중에서도 특히 제멋대로였다. 베네치아의 1년과 플로렌스의 1년이 같지 않았고 자기의 나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톱니바퀴와 추를 이용한 시계가 등장하면서 세상은 서서히 같은 척도로 시간을 측량하기 시작했고 나아가 다른 분야에서도 공통된 척도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기술자이자 발명가이며 예술가인 아서 갠슨이 만든 시계모양의 조각에서 시계바늘은 전기 모터에 의해 돌아간다. 그러나 꼭대기에 있는 인형들의 불안한 춤을 조종하는 것은 기어와 활차, 스프링들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시간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면서 동시에 시간의 멍에를 뒤집어쓰게 되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millennium/m4/ganson.html)

▼ 전염병 합성사진

전염병은 오랜 옛날부터 인간 역사의 일부였다. 그러나 14세기에 유럽을 덮친 흑사병은 다른 전염병보다 더 오랫동안, 더 사납게 인간을 괴롭혔다.

흑사병은 최초의 발생지점인 중앙아시아를 출발한 배의 쥐들을 통해 1347년 가을에 이탈리아에 상륙했다. 그리고 영국과 스칸디나비아에 이르기까지 유럽 전역으로 재빨리 퍼져나갔다. 이 때 유럽 인구의 4분의 1이 희생되었다. 흑사병은 그 후로도 300년 동안 주기적으로 발생해서 인명을 앗아갔다.

에이즈(AIDS)는 현대의 흑사병과 같은 질병이다. 1979년경에 갑자기 발생한이 병은지금까지전 세계에서 14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치료약도 개발되지 않았다. 흑사병이 발생했을 때처럼 사람들은 에이즈에 대한 공포 때문에 남을 탓하고 미신에 사로잡혔다.

14세기에 흑사병으로 죽은 사람의 뼈와 살아있는 에이즈 환자의 얼굴을 합해놓은 조엘피터 위트킨의 사진은 에이즈의 위협을 다시 일깨워준다. 그러나 에이즈의 위협보다 더 맥빠지는 일은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또다른 전염병이 어딘가에서 차례가 오기를 분명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millennium/m4/witkin.html)

▼ 뉴펀들랜드 해안사진

서기 1000년경 그린란드에서 서쪽을 향해 항해해온 노르웨이 뱃사람들도 아마 사진처럼 고요한 물가 풍경을 목격했을 것이다. 그들은 이 땅을 빈랜드라고 불렀고 지금 우리는 뉴펀들랜드라고 부른다. 바이킹들은 가혹한 겨울날씨와 적대적인 원주민들에게 쫓겨 물러가기 전까지 한 동안 이곳에서 살았다.

그들이 상륙한 지점은 정확하게 어디일까? 제프리 제임스의 사진은 뉴펀들랜드의 북단에 있는 이페이브스만을 찍은 것이다. 이곳에서는 1961년에 뗏장으로 지은 집 6채의 유적이 발견되어 노르웨이인들이 이곳에서 살았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최근 학자들은 빈랜드에 관한 전설을 바탕으로 빈랜드가 메인주와 뉴브룬스위크 사이의 파사마쿠오디만 근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빈랜드의 정확한 위치가 어디든간에 빈랜드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태어난 최초의 유럽인 아이인 스노리의 출생지였으며 미국 인디언들이 처음으로 우유를 맛보고 콧김을 내뿜는 황소를 처음으로 본 곳이었다. 노르웨이인들의 모험은 그리 오래 계속되지 않았지만, 빈랜드의 수수께끼는 지금도 살아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millennium/m4/james.html)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