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부분의 사무실이 금연지역인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누구라도 마음껏 담배를 피울 수 있다. 책상에 앉아 사무를 볼 때도, 회의실에서 회의를 할 때도 흡연이 허용된다. 사무실은 물론 화장실에서조차 흡연을 금지하는 빌딩이 늘어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 곳이 유독 ‘흡연 해방구’가 된 것은 필립모리스의 서울지사이기 때문.
▼사무실 전체 「흡연구역」▼
한 신입사원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고 털어놓았다. 사장이 회의를 주재하면서 담배를 피우고 회의에 참석중인 직원들도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에서 문화적 충격까지 느꼈다는 것.
그러나 담배회사라고 해서 비흡연자에게까지 담배를 권하지는 않는다. 환기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비흡연자가 불쾌할 정도로 연기가 나거나 냄새가 나지도 않는다고. 재미있는 사실은 새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끊는 사람이 많다는 점. 담배회사답게 ‘담배는 각자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기호품’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업종의 특색에 따라 독특한 사내문화를 갖고 있는 외국기업은 필립모리스뿐이 아니다.
▼찢어진 청바지도 활보▼
리바이스코리아의 사무실은 청바지 패션쇼장을 방불케 한다. 고전적인 스타일의 청바지부터 찢어진 청바지, 힙합 청바지 등 각종 청바지를 사장 이하 전직원이 근무 복장으로 입고 있기 때문. 에피소드도 많다. 지난해 입사한 K씨는 출근 첫날 정성스레 청바지를 다렸다. 여느 회사처럼 양복 차림은 아니라도 최소한의 ‘공식적인’ 차림은 필요하다는 생각에 주름까지 잡았다.
그러나 동료 직원들의 찢어진 청바지에 K씨는 충격을 받았고 지금은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복장으로 갖가지 청바지 패션을 연출하고 있다.
비자코리아의 권영욱이사는 갖고 있는 신용카드만 18개. 은행 및 카드사의 모든 비자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권이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 개선점을 찾기 위해 카드를 골고루 사용한다”고 설명.
진로쿠어스는 맥주 회사답게 애주(愛酒)문화가 자리잡았다. 직원 회식때 시작부터 돌기 시작한 폭탄주는 회식이 끝날 때까지 멈춰서는 안된다는 자체규정까지 만들었을 정도. 공장 구내 식당에서 점심 시간에 반주로 맥주를 마셔도 탓하는 사람이 없다.
네스카페로 잘 알려진 한국네슬레는 사옥 곳곳에 공짜 커피 자판기가 설치돼 있다.
▼오전 8∼19시 사이 출근▼
한국P&G는 브랜드별로 철저히 팀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출근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각자 일정에 따라 오전 8∼10시 사이에 아무 때나 출근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한 외국기업 관계자는 “주한 외국기업은 본사의 문화를 그대로 적용한 곳이 많아 한국 정서에는 어색한 점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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