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이창호9단에게 국기 타이틀을 내준뒤 무관으로 전락한 지 6년. 깊은 슬럼프였다. 지난해에는 30년 프로기사 인생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15승16패. 승률 50%대를 밑돌았고 각종 본선진출에 번번이 실패했다.
서9단이 올해 절치부심, 재기의 몸짓을 보여주고 있다.
제4기 테크론배 프로기전에서 신인왕 김만수4단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서9단은 결승전에서 유창혁9단에게 2연승을 거두며 우승 문턱에 다가섰다. 서9단은 박카스배천원전에서도 조훈현9단을 격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창호9단과 격돌한다. 이로써 서9단은 2개프로기전에동시진출해패권을노리고있다.
“평소와 같이 했을 뿐입니다. 달라진 건 없습니다.”
담담한 목소리였다. 슬럼프기간에 어떻게 마음을 추스렸는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똑같이 했습니다.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결승대국을 앞두고 마음의 평정에 신경을 쓰고 있는 듯했다. 한국기원관계자들은 서9단이 등산으로 체력을 관리하면서 큰 대국이 있는 날이면 한국기원에 나와 기보를 연구하곤 했다고 전했다.
서9단은 10월3일 테크론배 결승 3국, 10월8일 박카스배천원전 결승 1국을 둔다. ‘오뚝이’의 행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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