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美, 라이더컵 가져간건 천민들의 추한 승리』

  • 입력 1999년 9월 28일 18시 50분


미국과 유럽의 스타가 모두 출전한 ‘금세기 마지막 골프 축제’ 제33회 라이더컵대회는 미국팀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끝났지만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팀이 보여준 ‘무례한’ 경기 매너 때문.

미국팀의 저스틴 레너드가 27일 싱글 매치플레이 9경기 17번홀에서 13.5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자 동료 선수들과 캐디들이 그린에 뛰어올라 얼싸안았고 팬이 환호했던 ‘사건’. 7.5m거리의 버디 퍼팅을 남겨놓았던 유럽팀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은 물론 유럽팀이 황당해한 것은 당연한 일.

올라사발은 “정말 슬프고도 추한 장면이었다.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어야 했다”고 쏘아붙였다. 유럽팀의 분노를 대변한 것은 영국 언론.

AP통신에 따르면 ‘더 선’은 ‘역겹다(disgusting)’라는 제목에 “미국팀 선수들과 팬들은 천민들이었다”라는 기사를 올렸고 ‘데일리 메일’은 ‘꼴불견(disgraceful)’이라는 제목을 뽑았다. ‘더 미러’는 “차라리 축구의 훌리건들이 미국팀보다 낫다”고 비꼬았고 ‘더 가디안’은 “추한 미국인들의 추한 승리”라고 표현했다.

유럽의 반응과 달리 미국에서는 이번 라이더컵에 대해 시종 흐뭇한 표정. 어쨌든 승리를 거둔데다 부수입도 괜찮았기 때문. 이번 라이더컵은 시청률에서 역대 대회 최고(마지막날 6.3%)를 기록해 주관 방송사인 NBC를 기쁘게 했고 관광 수입 등으로 브루클라인을 비롯한 인근 보스턴 지역에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의 경제 효과가 창출됐다는 것.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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