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1999년 9월 30일 19시 42분


★친구이름 생각안나 "자네"만 연발

카네기 홀 콘서트 중간 휴게시간이었다. 복도에서 눈이 마주친 두 중년 남자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한 남자가 “자네(you), 오랜 만이군”하며 손을 내밀자 상대도 “그래, 자네(you) 오랜 만이군”이라고 화답했다. 다시 한 남자가 “자네(you) 요즘 어때”라고 묻자 상대가 “응, 그저…, 자네(you)는”이라고 되물었다. 두 친구는 한동안 이름이 생각안나 서로 ‘자네’라고만 부르고 있었다.

★날치기에 50달러 주고 가방찾아

이스트 19번가를 걷고 있을 때 누가 내 가방을 홱 낚아챘다. 아차 하는 순간 날치기는 저만치 도망가고 있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뒤를 쫓으면서 “서지 못해!”라고 외쳤다. 그러자 날치기는 갑자기 멈추더니 휙 돌아섰다. 순간 나는 움찔해져 도망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러나 정작 내가 놀란 것은 다음 순간이었다. 한발 다가선 그는 “50달러만 주면 가방을 도로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런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가방을 열라고 하고 지갑에서 50달러를 꺼내 주었다. 그러자 그는 온갖 신용카드와 나머지 돈이 들어있는 지갑과 함께 가방을 내게 도로 내밀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로 나는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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