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자신의 눈에 비친 한국, 한국인, 한국문화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맥시멈 코리아’ (자작나무).
한국인의 일상 문화를 읽어나가는 그의 시선은 재치 있고 참신하다. 따스하고 넉넉하다. 자동판매기 커피에 대한 이야기는 그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한국은 자동판매기 인스턴트커피의 천국입니다. 서울은 마치 도시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노천카페 같습니다. 파리의 길거리 카페라면 족히 10달러는 지불해야 할텐데. 싼 값으로 고품질과 편리함을 한꺼번에, 이것이 바로 한국 경제 기적의 비결이 아닌가요.”
그러면서 이 자판기 커피가 프랑스의 원두커피에 필적할 만하다고 넉살을 부린다. 기분 좋은 넉살.
그는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한국의 매력으로 꼽는다. 격렬히 충돌하고 뒤죽박죽이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전통과 현대.
“대표적인 곳이 서울 동대문시장입니다. 최첨단 쇼핑센터와 노점의 공존, 자본주의와 전근대적 요소의 공존…. 아주 포스트모던합니다.”
미국의 명문 UC버클리대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프리랜서로 비평활동을 하던 그가 세계여행에 나선 것은 94년. 날품팔이 글쟁이 같다는 회의와 살아있는 글을 써야겠다는 욕심에서였다. 가족의 반대는 없었는지 물었다.
“전혀. 아버지가 오히려 질투할 정도였어요.”
그는 이달말 한국을 떠나 호주로 향한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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