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이 꼽은 금융대란 시점은 11월11일. 이날부터 투신사의 수익증권 가입자에게 대우채권의 80%까지 환매를 허용하면 한꺼번에 환매 요구가 몰려 금융시장이 겉잡을 수 없이 불안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진단 때문이었다.
국민회의 정세균(丁世均)의원은 ‘대량환매사태 발생→투신사 보유채권 대량 매각→시장금리 폭등, 주가폭락→은행권 대출금 조기회수→신용경색’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국민회의 박정훈(朴正勳),자민련 정일영(鄭一永), 무소속 한이헌(韓利憲)의원 등은 투신사 구조조정을 유보키로 한 정부 방침과 달리 조기 구조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우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투신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금융불안을 해소할 수 없으니 투신사 구조조정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국민회의 김근태(金槿泰)의원은 투신사가 고객자금을 유치하고 있다면서 구조조정을 서두르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대우사태의 책임론도 거세게 일었다. 한나라당 김재천(金在千)의원은 대우그룹의 부채비율이 97년말 473%에서 98년말 579%로 늘어났다며 현 정부의 대우 비호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안택수(安澤秀)의원은 “대우사태의 최고 책임자인 김우중(金宇中)회장이 유유히 활보하고 있는데 왜 형사처벌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반면 자민련 정우택(鄭宇澤)의원은 “대우문제 해결을 위해선 구조조정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면서 대우에 대한 부채탕감을 요구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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