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완성車업체-부품社 종속고리 끊어질까”

  • 입력 1999년 10월 5일 19시 37분


자동차 부품의 폐쇄적 납품 구조는 과연 고쳐질 것인가.

5일 완성차 업체 사장들의 ‘종속적인 납품관행 개선’ 결의는 자동차 부품산업 발전을 위한 ‘자체수술’의지를 담고 있다.

이들이 밝힌 부품 공동개발과 공동사용, 복수거래 확대 등의 내용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들이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대부분 어느 한 업체와 단독 거래하는 구조로 돼 있다. 1차 대형 협력업체 928개사(98년 기준) 가운데 55%인 510개사가 현대 대우 기아차 중 한 곳과만 거래를 하고 있다. 말은 단독거래지만 사실상 종속돼 있는 처지다. 나머지 45%도 사실상 주거래 업체의 눈치를 보며 다른 업체에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업체를 휘하에 묶어놓는 수단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돼 있는 ‘외주거래 약관’. ‘정보가 유출될 염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다른 모기업에 납품시 사전협의(사실상 승인)토록 규정하고 있다.기술적으로도 복수거래는 힘들다. 폐쇄적인 구조 탓에 부품 표준화가 안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부품업체 스스로도 편리하게 한 회사에 ‘전속’되는 길을 택하게 된다.

결국 외국 대형 부품업체들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오는 마당에 이같은 납품구조 개선없이는 부품업체는 물론 완성차업계도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다.

완성차 업체의 결의에 대해 부품업계는 “기대해볼 만하다”면서도 “워낙 뿌리 깊은 관행이라 잘 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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