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경험과 가치관을 가진 교사들이 학생을 가르치도록 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96년 교육개혁위원회의 제3차 개혁안에서 교직의 다양성을 골자로 한 교직정책의 방향을 마련한 바 있다. 이런 의미에서 중등교사 자격 소지자가 부분적으로 초등학교에 진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명예퇴직 교사 증가로 인한 초등교사의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땜질 처방만 할 것이 아니라 교직 정책의 기본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초등과 중등교직은 획일적인 가치관과 교직관을 갖고 있어 서로 의사소통이 안되고 심지어 갈등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런 갈등은 궁극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교육 현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훌륭한 교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과 훈련에 의해 길러진다. 그래서 세계 각국의 교사양성 정책도 학교현장을 기반으로 한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등교사의 초등학교 발령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교육대와 사범대 졸업자간에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한 기초 자질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두 교육기관은 현장 중심의 교사양성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대학 재학 때의 교육 보다도 교직에 입문한 뒤에 꾸준한 자기계발과 연수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교육부는 새로 임용될 중등교사들을 교육대에 위탁해 1008시간(68학점)의 전문 보수교육을 시킨다는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교육대와 사범대는 고유한 교육 목적이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와 교직 환경에 맞게 적응해야 한다. 교사 영역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만큼 전문성도 강화돼야 한다.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를 초등교사로 임용하려는 것은 일시적인 교원수급 불균형에서 생긴 것이지만 교육개혁 방향이나 세계의 교직정책 추세와 궤를 같이해 큰 문제가 없다.
정기오<홍익대 교수·교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