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의 말은 연씨 주장과 두가지 점에서 상반된다. 연씨는 청문회때 “그날 남편 차를 먼저 보냈기때문에 라스포사에서 귀가할 때 전씨 차를 이용했다”고 진술한 반면 전씨는 “나 혼자 내 차로 먼저 떠났다”고 말했다. 또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사장은 “그날 외출중이어서 연씨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나 전씨는 “정사장이 우리를 맞았다”고 뒤집었다. 왜 말이 다를까. 연씨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물론 전씨의 증언내용도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다. 연씨는 12월19일 라스포사에 들른 일과 그날 문제의 밍크코트를 입어 본 사실은 시인했다. 전씨 말이 맞다고 가정하면 이런 추정이 가능하다. 바로 그날 코트를 배달받았다고 하면 보관하고 있던 기간이 연씨가 주장해온 열흘보다 일주일 더 길어진다. 이 기간이 길면 그만큼 연씨에게 불리하다. 문제는 전씨가 그동안은 왜 침묵을 지켰는가 하는 의문이다. 전씨는 이같은 증언이 담긴 책을 출판하게 된 것을 계기로 사실을 털어놓게 됐다고 했으나 더 일찍 입을 열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하튼 이제 진실을 밝힐 책임은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에게 넘어갔다. 특별검사가 임명된 바로 그 날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는 것도 흥미롭다. 수사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육정수 논설위원〉soo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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