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달 스퀘어처럼 첨단 기술 단지로 변모해가고 있는 지역은 미국 전역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지역이 모두 갖고 있는 공통점은 상아탑에서 경제성장의 기관차로 변모해가고 있는 연구 대학들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지식을 바탕으로 한 경제부문에서 대학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두뇌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게 평가되고 있는데다 대학이 스스로를 새로운 산업의 창조자로 보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 대학의 데이비드 램프 부학장은 “우리가 성장의 화약통 꼭대기에 앉아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 여름 밀켄 연구소가 발표한 비교연구 결과에 따르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첨단기술 단지가 ‘대도시 지역의 부흥 혹은 쇠퇴 여부를 결정하는데’ 점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90년대에 여러 대도시 지역이 보인 경제적 성장의 차이점 중 65%가 첨단기술 산업의 영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또한 ‘연구소들이 첨단기술 산업의 육성에 있어 이론의 여지가 없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소들이 인근의 기업들에 최첨단 기술뿐만 아니라 훌륭한 노동력까지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대학들 역시 상업적인 면에 눈을 돌림으로써 여러 가지 혜택을 받고 있다. 우선 졸업생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고, 기업체로부터 많은 연구 용역을 따낼 수 있으며, 강의실 밖에서 돈을 벌 기회를 얻고 싶어하는 교수들을 끌어오는 데도 커다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따라서 일부 대학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경제적인 측면을 강조해왔다. 예를 들어 MIT는 1997년에 발표한 ‘혁신의 효과’라는 보고서에서 이 대학 교수들과 졸업생들이 설립한 기업들 덕분에 케임브리지 지역에서만 1만4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 캘리포니아주 전역에 캠퍼스를 갖고 있는 캘리포니아대도 1995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샌디에이고 캠퍼스 근처에 80여개의 기업이 새로 생기면서 7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음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하버드대도 최근 처음으로 지역 경제와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대학의 폴 그로건 부총장은 하버드가 새로운 경제적 역할을 찾으려 하고 있으며 “대학과 긴밀히 연결된 연구 단지와 기업 지원센터” 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대학들이 최근의 이런 추세를 반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대학이 상업적인 면에 눈을 돌리면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공대와 그렇지 못한 문과대 사이에 긴장이 생길 수도 있고, 창업의 가능성이 없는 ‘순수’기초학문 연구가 푸대접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워싱턴대의 컴퓨터 과학 및 공학과 학과장인 에드 라조프스카는 대학이 첨단 기술 경제에 적극 협조하는 것을 열렬하게 환영하면서도 ‘대학의 목적은 교육과 연구’라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100899university―business―edu.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