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크를 둘러싼 일련의 의혹은 그렇잖아도 장세가 불안한 코스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는 코스닥을 자금의 직접조달처로 삼아 성장을 꾀해 온 많은 벤처기업들에 심대한 타격을 안기고 있다. 의혹들이 일부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 파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의혹을 덮어서는 안된다. 시장의 질서 및 신뢰 회복, 벤처기업의 중장기적인 건전육성을 위해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선의의 피해자도 줄일 수 있다. 김진호사장과 그로부터 제의를 받고 해외CB 발행에 관여했다는 김석기(金石基·42)중앙종금사장은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혹을 부인했다. 김석기사장은 특히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의원이 제기한 정치자금 1000억원 조성 의혹을 일축했으며 김진호사장은 대통령 가족과의 친분설을 악의적 루머라고 공박했다.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면 두 김사장 등이 억울한 피해자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혹의 실체는 밝혀져야 한다.
의혹이 증폭된 데는 감독당국의 책임이 크다. 작년 10월 6200원이던 골드뱅크 주가는 올 7월 50배 가량 폭등했다. 이 과정에서 증권업협회는 두차례 조사를 벌였지만 금감원은 작년 10월 1차 조사결과를 통보받고도 흐지부지 넘겨 의혹을 키웠다. 증권업협회와 금감원은 올 5월 2차 조사에서 몇몇 일반투자가들의 주가조작혐의만 밝혀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금감원이 혐의사실과 관련자를 줄여 검찰에 통보하는 데 그쳤다”며 사실축소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골드뱅크가 해외CB를 시가보다 50∼70% 싸게 발행하고 그 과정에서 중앙종금이 660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과 관련해 국민회의 김민석(金民錫)의원은 김석기사장이 골드뱅크의 실질적 주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CB를 인수한 드렉슬러, 라시 등 역외펀드는 김석기사장 소유의 가공회사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김석기사장이 중앙종금 회사돈으로 CB를 거래해 개인적 이익을 챙겼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아무튼 시간을 끌지말고 엄정하게 조사해 진상을 밝히는 것만이 의혹증폭의 여파를 줄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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