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화-두산 PO]빛나는 左投 빛바랜 左打

  • 입력 1999년 10월 12일 19시 32분


‘이보다 더 강한 왼손은 없다.’

야구에서 왼손투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8개구단에서 ‘좌완라인’이 가장 강력한 팀은 역시 한화. 베테랑 선발 송진우(33)에다 ‘특급 마무리’ 구대성(30)까지 왼손이다. 왼손타자로 승부를 거는 팀을 만난다면 효과적일 수밖에 없는 ‘계투조’다.

한화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이 2명의 왼손투수로 2연승을 따냈다.

두산의 공격스타일은 비교적 단순한 편. 스위치타자인 장원진 캐세레스까지 포함해 4명의 왼손타자가 찬스를 만들면 3,4,5번에 포진한 오른손 중심타자가 ‘한방’으로 주자를 쓸어모은다.

하지만 두산은 2경기에서 모두 결정적일 때 왼손타자의 활로가 막혔다.1차전에선 구대성 공략에 실패했고 2차전에선 송진우에게 당했다.

두산은 둘이 왼손투수라는 점을 지나치게 의식, 고비때 마다 오른손 대타를 활용하다 쓴 맛을 봤다.

요긴한 대타요원인 ‘거물신인’ 강혁은 왼손타자라는 점 때문에 한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왼손타자의 ‘천적’이라는 것외에 왼손투수가 좋은 점은 바로 1루주자를 효과적으로 묶어둘 수 있다는 것.

두산은 페넌트레이스 팀도루 2위(136개)가 말해주듯 ‘기동력의 팀’이지만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단 한개의 도루도 시도해보지 못했다.

구대성 송진우가 1루주자를 뻔히 바라보고 피칭하는 왼손이었기 때문.

마무리로 나선 1,2차전에서 총 4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아내며 구원승과 세이브를 따낸 구대성.

2차전 선발로 8과 3분의2이닝 동안 3안타 2실점으로 역투한 송진우.

7년간 한솥밥을 먹은 ‘왼손 황금콤비’가 포스트시즌에서 큰 빛을 내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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