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8시경 밀리오레 정문 앞. 100여평의 공간에 중고교생 500여명이 몰려 무대 위 댄스그룹의 몸동작에 맞춰 흥겹게 박수를 치고 있었다.
▼무대공연 보며 연방 환호성▼
디스코텍을 방불케 하는 조명, 대형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요란한 음악소리에 학생들은 연방 환호했다.
이에 앞서 8일 오후 7시경 두산타워 앞. 힙합댄스 그룹 ‘래퍼즈’의 공연이 한창인 600여평의 넓은 광장에 학생 500여명이 모여 래퍼즈 멤버들의 몸동작을 흉내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출연자도 대부분 같은 또래▼
쇼핑매장측이 고객유치를 위해 무료로 마련하고 있는 공연의 주인공들은 주로 청소년들. 이따금씩 TV에 출연하는 프로 연예인들의 초청공연행사가 열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무대 출연자들은 학생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댄스그룹이거나 록그룹이다. 공연은 보통 오후 6시반에 시작해 3∼4시간 가량 계속된다.
공연이 끝나면 학생들은 곧바로 삼삼오오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고 광장은 썰물이 빠진 것처럼 텅빈다.
K고 2년 황모군(17)은 “우리 또래의 애들이 여럿 모이기만 하면 큰 일이나 날 듯이 걱정하는 어른들이 많은데 그건 오해”라며 “한달에 한두번 이곳에 와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오히려 공부가 잘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은 비단 여기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최근 윤락가 등 청소년의 통행이 금지되는 ‘레드존(Red Zone)’의 상대개념으로 청소년을 위한 건전지대라는 의미의 ‘블루존(Blue Zone)’ 4곳을 지정했다.
▼“스트레스 해소 확실해요”▼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 잠원지구, 이촌지구 주변과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등이 그 곳. 청소년폭력예방재단과 해양소년단 등이 시의 위탁을 받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레크리에이션이나 노래자랑, 사물놀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정보·이명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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