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이렇게 맞자/D-75]우리 영상산업 굳게 지켜내야

  • 입력 1999년 10월 17일 18시 49분


21세기는 영상산업시대다. 우리 영화인들이 스크린쿼터를 지키고자 애쓰는 이유도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는 영상산업을 남에게 내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새천년을 우리가 이끌어 가겠다는 굳건한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모든 영상물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는 현재 미국이 전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위력 때문에 지구촌에는 자국의 영화산업이 전무하다시피한 나라가 대부분이다. 흔히 할리우드 영화는 공룡에 비유된다. 많은 나라들이 이미 그 발길에 짓밟혀 초토화되거나 숨을 헐떡이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문화를 잃지 않기 위해 애쓰는 프랑스 일본 등 몇몇 나라가 있다. 그 중에 우리나라도 들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지구촌이 아름다운 것, 또한 수세기에 걸쳐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각기 다른 문화가 잘 조화되어왔기때문아닌가.

올해 최대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쉬리’를 두고 혹자는 이런 영화를 많이 만들면 되지 않느냐며 스크린쿼터 무용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제규감독은 스크린쿼터가 있었기 때문에 그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못박은 바 있다.

우리 영화에서 스크린쿼터제는 숨을 쉴 수 있는 공기와도 같은것이다. 우리 영화가 적어도 지금의 위치를 지키지 못한다면 미래의 영상관련 산업은 더이상 우리의 것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21세기의 주역은 커녕 엑스트라에 머물지 않을까 자못 걱정스럽다. 새천년에도 세계 여러나라의 문화는 조화 속에 공존해야 한다.

안성기(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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