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는 타석에서 몸을 잔뜩 오무린채 오른손으로만 방망이를 들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몸과 방망이를 흔들어댄다.
하지만 투수들이 그의 괴이한 타격폼 때문에 긴장하는 것은 아니다. 타석에만 서면 투수를 피곤하게 만드는 타자이기 때문.
17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말 호세의 역전홈런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박정태가 10구까지 가며 임창용을 피곤하게 만들었기 때문.
19일 대구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1회초 1사 1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박정태. 아슬아슬하게 스트라이크존을 비켜나가는 볼을 귀신같이 알아내며 삼성 김진웅을 괴롭혀 결국 볼넷으로 진루했고 마해영의 3점 홈런포에 ‘기여’를 했다.
두번째 타석인 3회. 그가 나오자 삼성은 투수를 김현욱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싱싱하던’ 김현욱의 어깨는 일곱개의 공을 뿌리며 박정태와 싸움을 한 뒤 위력이 떨어졌고 곧바로 호세에게 투런홈런을 맞았다.
〈대구〓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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