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인 오스틴은 대니얼 디포나 찰스 디킨스와 달리 극단적인 부나 빈곤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불안정하기 그지없는 중산층 사회를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돈의 역할에 관심을 보였다. 오스틴에게 있어서 돈은 필요한 것인 동시에 천박한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섹시한 것이기도 했다. 오스틴은 또한 중산층 사회처럼 대단히 정교하게 짜여진 사회에서는 자아가 자의식이 강하고 일시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파했다. 오스틴의 소설에서 어떤 사람의 정체성은 그 사람이 수행하는 역할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오스틴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언제나 연기를 하는 것처럼 생활한다. 아무 것도 믿을 수 없는 사회에서는 말 한마디, 동작 하나가 커다란 의미를 지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스틴은 ‘냉정’을 잃지 않는 법을 최초로 터득한 사람이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millennium/m5/album-auste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