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대책문건’파문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의 ‘빨치산’발언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쟁(政爭)으로 날을 지새면서 시민단체는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분노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권의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행태로 20세기 마지막 정기국회가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파행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92조9000억원 규모의 새해예산안에 대한 심의는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또 560건에 달하는 각종 법안,특히 국민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통신보호비밀법 개정은 물론 서민들의 세금경감을 위한 각종 세법 개정안과 인권법 국가보안법 부패방지법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제재정안 등 주요개혁법안도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러해도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태를 국민들이 제제할 수단이 없어 ‘벙어리 냉가슴 앓듯’ 정치권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게 우리의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시민단체와 진보정당 등이 민생을 외면하는 정치권에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해 압력을 가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는 소식까지 나온다.
민주노동당 창당준비위는 8일 ‘저질정쟁중단 및 개혁입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며 시민단체들도 이번주중 합동기자회견을 모색중이다.시민단체의 한 간부는 “정치인들이 걸핏하면 ‘국민을 위해서’라고 떠들면서도 민생과 직결된 정기국회를 외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국민들이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정치인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이 정치권을 염려하는 참으로 한심한 상황이 21세기까지 계속돼서는 안된다는 게 국민들의 뜻이다.
양기대<정치부> 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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