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오래 전 마구간으로 사용되던 한 건물이 있다. 그동안 한 필름 편집회사가 세들어 있다가 얼마전 떠난 후 비어있었다. 며칠전 그곳을 지나다 내부개조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무슨 점포가 들어서려는가 싶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여는 순간 옆에 있던 비둘기 한 마리가 내 발길을 따라 쏙 들어갔다. 두리번거리던 내게 작업을 하던 한 남자가 “동물병원과 동물호텔을 만드는 중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비둘기를 발견한 그 남자는 허리를 숙이더니 “야, 넌 너무 빨리 왔다. 아직 개업 안했어”라고 친절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