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신동’ 타이거 우즈(24·미국)가 경이적인 기록행진을 이어가며 ‘새 천년’에도 그의 시대가 건재할 것임을 예고했다. 우즈는 8일 끝난 99월드골프챔피언십 아멕스선수권대회에서 시즌 8승째를 거두며 올 총상금 600만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스페인 발데라마GC(파71)에서 벌어진 최종 라운드에서 우즈는 합계 6언더파 278타로 미구엘 히메네스(스페인)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4m짜리 버디를 낚아 우승트로피를 차지한 것.
이로써 우즈는 53년 벤 호건이후 46년만에 4개대회 연속우승, 74년 자니 밀러이후 처음으로 한시즌 8승의 위업을 각각 달성했다.
그는 이미 97마스터스대회에서 각종 기록(최연소 최저타 최다타수차 프로입문최단기간 첫흑인)을 수립하며 정상에 올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밀레니엄 대스타’가 되기에 부족함이 많았다. 어린 나이 때문이었을까. 미스샷이 났을때 클럽을 내던지고 골프백을 발로 걷어차는 등 번번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98년 시즌엔 주춤했다.
“우즈를 ‘골프황제’잭 니클로스에 견주는 것은 무리다” “허리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우즈의 선수생명은 5년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등 그를 폄훼하는 말들이 속속 터져나왔다. 그런 말을 듣고도 아무 말을 못했던 우즈가 전담 심리치료사 덕분인지 몰라도 1년만에 몰라보게 달라졌다.
아멕스대회에서 우즈를 지켜본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는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는 성숙함까지 갖춘 우즈를 이길 수 있는 선수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격찬했다.
‘골프계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우즈는 시사잡지 ‘스윙’이 발표한 미국의 가장 영향력있는 20대 30명중 한 명.
그는 전속계약사인 ‘나이키’의 97년 골프의류 및 신발 매출을 전년대비 60%나 신장시키며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다.
인종차별의 벽을 허물고 세계골프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이 된 그가 앞으로 보여줄 잠재력은 지금까지의 것보다 더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
이날 외신들은 “한시즌에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진정한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는 선수는 바로 우즈”라고 대서특필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타이거 우즈는 누구?▼
타이거 우즈의 ‘골프 인생’은 태어난 지 1년도 채 되기 전에 시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사이프러스에서 태어난 우즈에게 아버지 얼 우즈가 골프채를 쥐어준 것은 생후 11개월 때. 아버지는 아메리칸 인디언과 중국계 흑인의 혼혈이며 어머니는 태국과 중국계 네덜란드인의 혼혈. 5개 인종의 피가 섞인 우즈는 타고난 재능과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골프계에서‘백인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정상에 우뚝 섰다.
우즈의 부모는 14세 때 스포츠 심리학자 제이 브론지를 아들과 맺어주고 93년엔 그레그 노먼을 지도했던 버치 하먼을 코치로 영입하기도 했다.
5세 때 첫 버디를 기록했다는 ‘신동’ 우즈는 91년부터 US 주니어 아마추어대회 3연패, 94년부터 US 아마 선수권 3연패의 진기록을 세웠다.
이후는 신기록의 연속. 96년 9월 프로로 전향한 뒤 이듬해 초까지 9경기 만에 상금 106만 달러를 챙겨 사상 최단 기간에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한 선수가 됐고 그해 역대 최연소(21세)로 마스터스 챔피언에 올랐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우즈의 힘▼
타이거 우즈가 게임을 쉽게 풀어나가는 첫번째 이유는 괴력의 장타력을 지녔기 때문.
1m85, 75㎏의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장타의 비결을 알아보자.
▽어드레스〓어깨보다 넓은 스탠스가 파워스윙의 든든한 기초를 제공한다. 체중배분은 양쪽 발에 5대5. 왼쪽 팔은 클럽샤프트와 일직선을 이루며 인터로킹의 훅그립을 사용한다.
▽백스윙〓우즈의 파워는 바로 백스윙에서 나온다. 허리는 30도 회전한 반면 어깨는 120도까지 돌아가 있다. 회전각도차가 90도나 되는 몸통의 꼬임이 풀리면서 엄청난 힘을 낼 수 있다. 이런 상체의 회전을 버틸 수 있도록 체중은 오른쪽으로 충분히 이동해있다.
▽다운스윙과 임팩트〓클럽헤드는 큰 아크를 그리면서 내려오고 체중이 재빠르게 왼쪽발에 실린다. 그립이 허리높이에 도달했을때 왼팔은 쭉 펴지며 오른팔은 임팩트직전까지 오른쪽 겨드랑이에 붙어서 내려온다.
▽피니시〓엄청난 힘으로 임팩트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왼쪽 다리가 수직으로 ‘벽’을 만들며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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