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실무자인 A씨로서는 그야말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실무차원에서 그동안 아무런 검토나 협의절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무책임자에게 물어봐도 “어떻게 된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는 대답 뿐이었다.A씨는 지역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연경관 훼손을 막기 위해 올들어 관악산 일대 340만평과 북한산 인근 평창동 일대 14만평을 새로 고도제한지구로 묶는 방안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이 기사를 보고 더욱 힘이 빠졌다.
도시계획국 공무원들 뿐만이 아니었다. 관광호텔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문화관광국 공무원들도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이었다.
B씨는 “올들어 남산과 북한산 주변의 특급호텔 4곳이 증개축을 하겠다며 특례지구 지정을 신청했지만 시 조례에 따라 모두 부결처리했다”며 “정부의 방침이 오락가락해 무엇을 기준으로 일을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실무자들은 정부측이 서울시 고위간부와 몇마디 얘기를 나눈 상태에서 이번 조치를 발표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고건(高建)서울시장은 늘 ‘서울의 허파’인 남산 북한산 관악산 등 자연경관을 보존하는데 시정의 역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앞으로 이 말이 어떻게 지켜질지….
김경달<지방자치부>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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