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절대 자원빈국의 처지에서 수출대국을 지향하는 구조적인 수입국가이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원자재와 자본재의 수입이 필연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보다 값싸고 질 좋은 원자재를 적기에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한국 수출상품의 해외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한국무역대리점협회는 현재 1만3000여 수입전문 무역회사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국내유일의 수입전문경제단체이다. 이중 약 4000여 회원상사는 원자재만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국제원자재무역의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각자가 취급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국내 최고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한국이 지난 30년동안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양질의 원자재를 저렴한 가격에 적기 안정적으로 국내에 공급함으로써 수출에 견인차 역할을 한 숨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또 원자재를 취급하고 있는 외국공급사의 한국대리점이라는 상호 공생관계를 바탕으로 국제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들의 기능과 장점을 잘 활용하여 값싸고 질 좋은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시점이다. 이들 원자재 수입상들로 ‘원자재구매사절단’을 구성해 정부당국과 업계가 공동으로 운용하는 문제를 제안한다. 이들 수입상사들을 품목별 국가별로 나누어 원자재 구매사절단을 구성해 해당지역에 파견하고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동구권 등을 새로운 원자재 시장으로 개척하면 수입선을 다변화해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달 21일 ‘99-2000년 경제전망’ 자료에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선거 등을 의식해 재정 확대가 지속될 경우 2000년에는 고성장 고물가의 과열상태를 나타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같은 사태가 빚어지면 금융시장 불안이 초래되면서 또 다시 경기침체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년에 한국경제가 대우사태 등 각종 공적자금의 과다지출로 인플레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급격히 늘어나는 정부의 채무 규모도 한국 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말 기준으로 정부 채무가 약 9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여기에 정부가 지급보증한 금융구조조정용 채무 중 40조원이 회수불능 상태에 있다. 이같은 부채규모는 우리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 우리나라 수출은 국가존망이 걸린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 국민이 지혜를 하나로 모으고 혼연일체의 심정으로 수출증진 대열에 참여해 국부를 늘림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이성희(한국무역대리점협회장)